[올마일기 #30]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어제 발렌타인데이 어떻게 보내셨나요? 올해는 설날 연휴가 코앞이라 그런지 발렌타인데이 분위기가 전혀 나질 않긴 하네요. 저희 가족은 요즘 유행하는 두쫀쿠를 먹으며 모두 입만 달콤하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보냈습니다. 사실 신랑은 이런 "~데이" 상술에 참 무심한 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글을 보시면 발렌타인 날에는 어김없이 요리로 감동을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좀 챙기고 싶었던 때가 바로 2012년 2월 14일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까지 걸린 저와, 논문 마무리로 지친 신랑. 우리 부부에게는 기분 전환이 절실했거든요. 그래서 준비한 '올마표 영국식 발렌타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글을 시작하기 전, 여러분께 묻고 싶어요. 여러분의 부부 관계는 4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영국 BBC가 소개한 이 진단지로 저희 부부도 깜짝 놀랄 결과를 얻었는데요. 오늘 제 바느질 이야기를 읽기 전, 여러분의 점수부터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올마일기 #29] 우리 부부의 건강 점수 확인하기 (클릭)
📍 영국식 발렌타인 준비 하나: 바느질로 만든 러브 레터
영국 여자들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손재주 전혀 없는 저였지만, 매달 참석하는 Craft Cafe에서 영국 아줌마, 할머니들과 함께 '발렌타인 러브 레터 봉투'를 만들며 바느질의 매력에 잠깐이나마 살짝 빠졌습니다. 대부분 자녀나 손주를 위해 만드셨지만, 저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신랑을 위한 러브 레터를 만들기로 했죠. 한 달 전부터 시작해 발렌타인 전날 스타벅스에 앉아 두 시간 동안 꼬박 바느질을 이어갔습니다. 서툰 솜씨라 약간 허접할지 몰라도, 한 땀 한 땀 신랑을 생각하며 만든 정성만큼은 진심이었거든요.



📍Chat Gpt용 발렌타인 카드 (feat. 켄트대 연구)
영국 발렌타인의 주인공은 초콜릿보다 '카드' 입니다. "영국 남자들이 쑥스러움을 많이 타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발렌타인 데이가 생긴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름을 숨긴 채 'To my Secret Valentine'이라고 적은 카드를 슬쩍 건네며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그 비밀스러운 낭만. 사실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건 봉투를 열기 전의 그 설렘 아닐까요? 저도 신랑에게 바느질로 손수 만든 러브레터에 마음을 담아 카드를 써서 넣었는데요~ 짧은 내용을 쓴다해도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 할 지 꽤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 제 인스타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 여러분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어요. 영국 켄트 대학교(University of Kent)의 연구에 따르면, "Chat GPT를 사용해 발렌타인 카드나 연애 편지를 쓰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심지어 '신뢰할 수 없다(untrustworthy)'거나 '게으르다(lazy)'고 하면서요.
저는 문득 위 질문을 제가 자주 사용하는 제미나이(Gemini) AI친구에게 물어봤어요. "너는 위 연구결과에 Chat Gpt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너무 궁금해~~" 이 연구 결과를 보며 제 AI친구는 이런 고백을 하더군요.

💌 AI의 고백: 사랑은 '출력'되는 것이 아니라 '우러나오는 것'
"인간의 고유한 역사는 학습될 수 없습니다."
AI는 수조 개의 문장을 학습해 화려한 미사여구를 내뱉지만, 그 안에는 우리 부부가 함께 보낸 18년의 세월, 그 삼겹살 냄새와 난임을 이겨낸 사랑의 공기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AI 카드 문구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그 문장에 '우리만의 역사'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펜'일 뿐, '마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AI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는 글을 빛나게 하는 '조미료'일 뿐입니다. 만약 제가 AI의 글을 그대로 복사해 신랑에게 줬다면, 신랑은 금방 눈치챘을 거예요. "이건 올마 말투가 아닌데?" 하고요. 진심이 담겨야 할 편지에 AI를 쓰는 건, 정성 들인 요리 대신 배달 음식을 내놓는 것과 같습니다.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정성'입니다."
영국인들이 카드에 적을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하듯,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더 진심을 잘 전할까?"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사랑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이에게 쓰는 카드나 편지는 제발~~ 여러분이 고민하고 마음을 담아 쓰세요. (NO AI 👌)
📍 영국식 발렌타인 준비 둘: 초콜릿 퐁듀 (feat. BBC Food 레시피)
발렌타인 당일 날에 마트에서 딸기와 초콜릿을 사는 영국 사람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BBC Food 레시피를 참고해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퐁듀(Chocolate fondue with fruit platter)'를 준비했죠. 제가 좋아하는 린트 초콜릿을 녹이고 딸기, 청포도, 바나나, 스넥을 곁들였습니다. 신랑은 제가 준비한 퐁듀를 먹으며 러브 레터를 읽더니 아주 시크하게 "고맙다" 한마디를 남기더군요. (역시 우리 신랑답죠? 😉) 그래도 직접 만든 봉투와 편지, 그리고 달콤한 퐁듀 덕분에 저희 부부의 지친 영국 일상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2013년 발렌타인 퐁듀 사진을 보니, 그 당시 없었던 우리 아이들에게도 엄마표 발렌타인 퐁듀를 맛보게 해 주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이 생깁니다. 올해는 두쫀쿠로 보냈으니, 2017년 발렌타인데이에는 제가 준비한 '한국식 발렌타인 퐁듀'를 올마의 레시피로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

✍️ 올마의 다정한 참견: 직접 담은 마음을 전하세요.
여러분은 이번 발렌타인에 어떤 진심을 전하셨나요? 켄트 대학교의 연구처럼, "AI는 세상의 모든 미사여구를 조합할 순 있지만, 스타벅스 차가운 창가에 앉아 두 시간 동안 남편의 웃는 얼굴을 상상하며 바늘귀를 꿰던 제 '설레는 심장 박동'만큼은 복제할 수 없어요.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우리가 손으로 직접 만든 투박한 것들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영어 단어 하나보다 '손때 묻은 정서의 힘'을 우리 아이에게 먼저 가르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발렌타인 초콜릿보다 달콤한 건, 결국 우리의 '직접 담은 마음'입니다. Happy Valentine’s 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