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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마라탕, 영국은 프라임? 십대가 중독된 이유

by 올마 2026. 1. 30.

[올마 일기 #10]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7년의 기다림 끝에 영국에서 찾아왔던 우리 까롱이가 어느덧 13살, 키 160cm의 사춘기 소녀가 되었습니다. 요즘 딸아이와 대화하며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엄마, 나 오늘 마라탕 수혈이 필요해!"입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한국 아이들이 이 얼큰하고 자극적인 마라탕에 열광할 때, 제가 살던 영국의 10대들은 무엇에 열광하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그곳에는 마라탕만큼이나 뜨겁고 위험한 '프라임(PRIME)' 열풍이 있었습니다.

📍 한국 십대의 소울푸드 마라탕(Malatang) : "속마음을 사는 장사"

 

한국 초·중등 아이들에게 마라탕 가게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놀이 문화' 이자  '사교의 장'입니다. 원하는 재료를 직접 담는 커스터마이징의 재미, 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매운맛은 아이들에게 일종의 놀이 문화가 되었죠.사실 제가 마라탕 가게를 딸과 함께 가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얼큰한 국물을 앞에 두면, 사춘기 딸의 학교 생활과 고민이 술술 나오거든요. 마라탕 한 그릇 값으로 딸아이의 '속마음'을 살 수 있다면, 엄마인 저에게는 이보다 더 남는 장사가 없습니다. 🍜  

 

처음엔 "그 매운 걸 왜 자꾸 먹니?"라고 물었지만, (너무 자주 자극적인 것을 먹으면 😱)

급기야 초등학교 급식에도 마라탕이 나온다는 것 아세요? 

마라탕 가게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익숙한 솜씨로 집게를 들고 숙주, 분모자, 푸주, 옥수수면을 담는 손길은 흡사 장인의 모습 같아요. 3년 전 우리 딸이 마라탕을 처음 먹고 난 소감은 ??

 

"엄마, 난 마라탕에서 팽이버섯이 제일 맛있었어!!  엥(??)

다음에는 팽이버섯 더 많이 넣어서 먹을꺼야~~" 

 

이게 무슨... 마라탕을 통해 팽이버섯의 맛을 알게 된 것이 웃기면서도 다행인건지 😋
 

"엄마, 이건 꼭 넣어야 국물 맛이 살아!" 

 

저에게 마라탕의 세계를 전수하는 13살 딸. 땀을 뻘뻘 흘리며 마라탕을 폭풍 흡입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합정역에서 배터리 1%로 저를 떨게 했던 그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훌쩍 컸음을 느낍니다. 😂 

 

[합정역 배터리1% 사건] 궁금하시면 읽어 보세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한국 십대들의 사교의 장인 마라탕 가게

 

 

📍 2. 영국의 '마라탕', 프라임(PRIME): 에너지 드링크 역습

 

그렇다면 영국은 어떨까요? 요즘 영국 10대들에게 가장 '힙한'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프라임(PRIME)'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이게 마라탕처럼 일종의 '놀이문화'가 되었어요. 유명 유튜버 'KSI'와 '로건 폴'이 만든 이 음료는 출시와 동시에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언론들은 이 현상을 '위험한 중독'*이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고카페인의 위험: 캔 하나에 200mg이 넘는 카페인이 들어있어 아이들의 심장 건강과 수면을 위협합니다.

 

학교 내 반입 금지: 과도한 흥분 상태와 아이들 사이의 암거래(!) 때문에 수많은 영국 학교가 '프라임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죠. 하지만 금지할수록 아이들은 더 열광하죠. 가방 속에 숨겨와서 친구들에게 비싼 값에 파는 '암거래'까지 성행할 정도니까요.

 

Rrime drink @The sun

 

 

📍왜 아이들은 '자극'에 열광하는가?

 

한국의 마라탕과 영국의 프라임. 장르는 다르지만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소름 돋게 닮아있습니다. 

 

비교 항목 한국의 마라탕  영국의 프라임 드링크
매력 포인트 중독적인 매운맛 (K-Spicy) 고카페인의 짜릿함 (High Energy)
놀이 방식 재료 커스터마이징 & 먹방 인증 희귀한 병 수집 & SNS 틱톡 인증
부모의 시각  나트륨과 위생, 자격적인 맛 우려 심장 건강 및 과잉 행동 우려

 

 

결국 아이들이 '극단적인 맛'에 집착하는 이유는 스트레스의 분출구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업에 지친 한국 아이들이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영국 아이들은 고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서로를 자극하며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십대들은 또래 문화가 중요한 시기라, 친구가 하면 나도 해야지 하는 경향이 높은 것도 한 몫 하고 있을 거에요.   

 


🚨영국 정부, 결국 '고카페인 판매 금지' 결정

최근 영국 정부는 2025년 말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프라임 에너지를 포함한 고카페인 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학교 차원의 금지를 넘어, 국가가 법적으로 아이들의 건강(불안, 수면 장애)을 보호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슈퍼마켓의 자율적인 제한만으로는 틱톡 등 SNS를 타고 번지는 '블랙 마켓'과 아이들의 열망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자극의 시대, 부모는 어떤 '중심'을 잡아야 할까?


영국은 프라임 열풍이 국가적 위협이 되자 법적 '강제 금지'라는 칼을 빼 들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마라탕은 여전히 '개인의 선택'과 '부모의 훈육' 영역에 머물러 있죠. 국가가 막아주지 않는 환경에서, 우리 부모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라탕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저도 마라탕 좋아해요.😂)

마라탕이나 프라임 드링크 같은 극단적인 자극은 어쩌면 아이들이 세상에 내뱉는 "나 지금 너무 스트레스받아요"라는 무언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금지보다는, 아이가 왜 그런 자극에 기대어 숨을 쉬는지 그 마음의 허기를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결국 아이의 식습관은 부모와의 '심리적 거리'에 비례합니다."

국가가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갈망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영국 아이들이 블랙 마켓을 찾듯, 우리 아이들도 금지할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 숨어들 테니까요. 제가 마라탕 한 그릇으로 딸의 속마음을 샀던 것처럼, 때로는 그 '자극'을 소통의 도구로 역이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자극적인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격리할 수 없다면, 자극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마음의 힘을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길러주어야 합니다."

 

오늘 저녁, 마라탕을 찾는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 대신, "오늘 무슨 힘든 일 있었어? 엄마랑 마라탕 먹으며 얘기해 볼까?"라고 먼저 손을 내밀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강한 매운맛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의 따뜻한 눈맞춤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