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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감튀모임’ 나의 영국 입덧 극복기 (feat.김장 소동)

by 올마 2026. 1. 29.

[올마일기 #8]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다가 "감튀 모임"이 제 눈에 쏙~ 들어왔어요. 저도 그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햄버거보다 감자튀김을 진짜 좋아해요. 특히 케찹을 남들과 비교해 2배로 찍어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인스타에서 본 ‘감튀 모임’이 가져 온 입덧 추억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감자튀김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는 ‘감튀 모임’이 유행이라더군요. 그 기름지고 고소한 사진을 보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2014년 영국 유학 시절의 강렬한 기억이 번뜩 떠올랐습니다. 저에게 감튀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지독한 입덧 속에서 저를 살려준 ‘구세주’였거든요. 특히 영국에 와서 그렇게 다양한 감자 요리를 먹어 본 적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저에게는 역시나 감자튀김이 좋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영국 감튀는 맥도날드처럼 얇기도 하지만, 칩스(chips)라고 불리는 두꺼운 감자튀김도 있지요.
 
 

"영국에서 만난 두툼한 '칩스(Chips)'의 위엄"

 

 
프랑스 태교 여행을 다녀 온 뒤부터 저의 입덧은 심각했습니다. 🤮🤢 제가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 고기 다 싫고요, 먹고 싶은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속이 안 좋았습니다. 영어로 입덧은  Morning Sickness 라고 하네요. 
 
✍️ 여기서 잠깐!! 영어 표현 하나 배워갈까요? (영국 유학파 느낌으로다가 😉)
 

'Morning Sickness' 라는 표현이 참 역설적이죠? 입덧은 아침 뿐 아니라 하루 종일 사람을 괴롭히는데 말이에요! 

 Morning Sickness: "아침에 느끼는 메스꺼움/병증" (직역)
실제 의미: 임신 초기에 겪는 구역질(Nausea) 과 구토(Vomiting) 증상 

왜 'Morning'인지 궁금하죠? 보통 공복 상태인 이른 아침에 위산 수치가 높아져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에요. 하지만 저처럼 하루 종일, 혹은 냄새만 맡아도 올라오는 증상 모두를 영어권에서도 그냥 'Morning Sickness'라고 부릅니다.

 

 
 IB 학교 선생님의 비밀: 학생이 배달해 준 오렌지 주스 한 사발 

 
제가 특히 아침 출근 길에 입덧이 심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제가 그 당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 (Korean & Literature) 을 가르치고 있었는데요, 제 학생에게 수업 전에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아침t 먹고 나오면서 항상 오렌지 주스 한사발을 부탁하곤 했답니다. (입덧 비하인드 스토리😂)
 

그 당시 임신 사실을 알고 주변 지인 분들께 소식을 알렸더니,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은~
 
아이는 부부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킨다~
앞으로 너희들의 삶은 이전과는 많이 다를거야~

 
 
저는 이 말을 이미 입덧으로 인해 온 몸으로 체감했지요. 아예 요리는 접었고요. 밥, 고기 냄새 맡는 것도 무척 싫었고요. 전에는 얼마나 먹고 싶은게 많았던 저인데, 그 당시 저는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았어요. 신랑이 남들은 "뭐 먹고 싶다, 사와라" 하는데 "왜 넌 아무것도 안 먹고 싶다고 하냐?" 고 의아해 하기도 했지요. 
 
입덧은 저에겐 'All-day Sickness'였죠. 특히 신랑이 정성껏 담근 김치 냄새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향기(?)였답니다." "I had severe morning sickness." (저는 입덧이 정말 심했어요.) 친정 엄마는 입덧이 없었다면서 걱정하지 말라했지만요.
 
 

눈치 없는(?) 신랑의 김장 대소동


그 당시 제가 임신인 줄 꿈에도 몰랐던 우리 신랑. 하필 그 시기에 큰맘 먹고 김장을 해버렸습니다! ㅠㅠ 영국에서 귀한 배추를 구해 정성껏 버무렸겠지만, 입덧이 시작된 저에게 김치 냄새는 고문이나 다름없었죠. 영국에서 배추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우리 신랑같은 분 또 있나요? 😁
 

영국 유학생 남편의 눈물 젖은 김장 현장 🥬

 
 
밥 냄새, 김치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는데 신랑은 주방 문을 닫고 혼자서 그 많은 김치를 꾸역꾸역 먹고 있더라고요. 결국 그 아까운 김치들은 냄새를 견디지 못한 저 때문에 주변 지인들에게 나눔 파티가 되어버렸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신랑에게 미안하고 웃픈 추억이죠. 😂) 
 
저는 제발 안 먹어도 좋으니 속만 괜찮았으면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속이 비면 입덧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물과 과일로 속을 달래고 있어요. 그나마 먹어도 괜찮은 것은 밀가루 음식(라면, 국수, 파스타, 피자)과 과일 및 요거트, 쥬스 정도.. 그것도 많이 먹으면 속이 거북해져서 얼마 먹지도 못해요. 해외에 있다보니 그저 막연하게 엄마가 어렸을 때 만들어 주었던 음식들이 그립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나의 입덧 구세주, 맥도날드 감자튀김


한국 음식은 냄새도 못 맡던 제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건 놀랍게도 "맥도날드 햄버거와 감튀" 🍟 였습니다. 갓 튀겨낸 짭조름한 감자튀김 한 입이면 울렁거리던 속이 신기하게도 가라앉았어요. 영국 맥도날드 매장에 앉아 감튀를 씹으며 "살 것 같다"라고 안도하던 그 순간들이, 지금 유행하는 '감튀 모임' 사진 위에 겹쳐 보였습니다. 특히 저는 감튀와 케찹을 왕창 찍어서 먹거나, 영국 칩스는 비네가와 소금을 팍팍~ 쳐서 먹는 걸 좋아합니다. (영국에서 먹은 칩스가 엄청 생각나네요. 😛)
 

"영국인이 감튀 먹는 방식"

 

임신 당시 저에게 냄새도 맡기 싫은 음식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건 바로 '김치'가 강력한 Food aversion 
입덧 중에도 미친 듯이 당기는 음식은 Craving은 바로 '맥도날드 감튀'였고요! 🍟

 

 

 

입덧 추억의 맛이 트렌드가 되어 돌아오다


요즘 아이들이 즐기는 ‘감튀 모임’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가성비 놀이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임신 초기, 저를 지탱해 준 생존의 맛이자 기적 같은 아이 ‘까롱이’를 기다리던 간절한 시간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딸도 감튀를 참 좋아합니다. 저는 감튀가 좋아서 영국 슈퍼에서도 다양한 브랜드 별로 감튀를 사서 오븐에 구워 먹기도 했고, 동네 펍에서도 꼭 감튀는 먹었던 것 같아요. 귀국 후에도 여전히 햄버거 유명 브랜드는 물론이고, 다양해진 수제 버거집을 찾아 다니며 감튀를 먹는 재미를 종종 즐기곤 합니다. (한국에 와서 먹어 본 감튀 중에 짭쪼롬한 토핑이 들어간 감튀가 맛있는 것 같아요)
 

"영국 해변의 로망, 종이백 피쉬앤칩스!"

 

"케찹 2배는 국룰이죠 🍟"

 

요즘 영국 삶이 종종 떠오르곤 하는데요, 영국 여름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종이백에 든 피쉬앤칩스와 곁들인 감튀를 쌓아놓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2년 후 우리 가족이 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꼭 먹어 야 할 먹거리 중에 하나는 감자튀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 얼마나 잘 먹을 지 상상만 해도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