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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 쪄도 행복한 맛, 영국 '인생 스콘' 투어

by 올마 2026. 2. 9.

[올마 일기 #23]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영국 유학 시절 10kg이 쪘다는 고백을 드렸죠? 오늘은 그 '증량'의 주범이자, 제 유학 생활의 가장 큰 행복이었던 "영국 스콘 카페 투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 도입부에 "제가 10kg이 쪘던 진짜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올마일기 #17: 영국 유학 체중 변화의 비밀] 을 먼저 읽어보세요!

전 집에서 예쁘게 세팅해서 먹는 '홈 카페' 스타일은 아니에요. 대신 브리스톨, 바스, 옥스퍼드, 캠브리지, 런던, 캔터베리, 스코틀랜드 외 지방 도시들을 다닐 때마다 좁은 골목을 뒤지며, 오직 그 카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갓 구운 스콘의 온기를 찾아다니는 '스콘 탐험가'에 가까웠죠. (사진이 다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

 

 

영국 아줌마의 홈메이드 스콘

 

📍 영국 크림 티의 진짜 매력,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유


☕영국 카페 투어의 꽃, '크림 티(Cream Tea)'란?
영국 카페 메뉴판에서 '애프터눈 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크림 티(Cream Tea)' 세트는 유학생에게도 큰 부담 없이 그래도 즐길 수 있는 영국 대표 디저트입니다. 구성은 심플해요. 갓 구운 스콘 두 덩이, 진한 클로티드 크림 (clotted cream), 딸기 잼, 그리고 커다란 티 포트에 담긴 홍차.

집에서 먹으면 절대 그 맛이 안 납니다. 투박한 돌벽이 있는 200년 된 카페 건물, 창밖으로 내리는 영국의 보슬비, 그리고 옆 테이블 할머니들의 수다 소리가 버무려져야 진짜 '영국의 맛'이 완성되거든요.

 

 

2005년, 국제 학생 모임에서 '스콘'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영국 대학생들이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모아 놓고 영국 문화 및 음식에 대해 소개하는 순서에 스콘 시식이 있었어요. 그들은 스콘이라는 귀엽게 생긴 빵을 반으로 갈라 그 위에 딸기쨈과 이름 모를 흰 크림을 엄청나게 듬뿍 발라서 먹는 시범을 보였지요. 흥미롭게도 나를 포함한 한국 학생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는데..그들의 표정을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듯 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많이 발라서 먹을 수가 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콘은 확실히 잼과 크림을 듬뿍 바를수록 맛있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More Jam and Cream, More ~~"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아예 먹지를 마세요~

 

 

영국에서 살이 찌는 이유를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죠. 크림 티가 애프터눈 티보다 좋았던 이유는 그 편안함에 있습니다. 애프터눈 티는 뭔가 잘 차려입고 격식을 갖춰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지만, 크림 티는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오래된 연인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제 만남 공식에서도 스콘은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때면 차나 커피보다 스콘이 맛있는 카페를 권했는데, 그 이유는 배를 기분 좋게 채우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분 애프터눈 티 크림 티
분위기 격식 있고 우아함 캐주얼하고 편안함
구성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 등 풀코스 스콘 2개, 크림, 잼, 홍차
가격대 상대적으로 높음 합리적이고 부담 없음
적합한 상황 특별한 날, 기념일 일상적인 만남, 휴식

 

 

 

📍 영국 남부 vs 서부, 당신의 스콘 취향은?


카페 투어를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논쟁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크림이 먼저냐, 잼이 먼저냐!' 하는 것이죠.  어느 방식이든 맛은 보장되지만,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번(Devon) 방식: 크림을 먼저 듬뿍 바르고, 그 위에 잼을 얹습니다. (크림의 고소함 선호 추천!)

콘월(Cornwall) 방식: 잼을 먼저 바르고, 그 위에 크림을 산처럼 쌓습니다. (잼의 달콤함 강조 추천!)

전 사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냥 내맘대로 손이 가는대로 맛있게 듬뿍 발라 먹으면 됩니다. 😝

 

 

클로티드 크림의 정체, 영국 스콘의 필수 파트너 (국내에서도 구매 가능👌)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은 스콘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영국의 전통 크림입니다. 처음 맛을 본 순간 "이렇게 맛있는 크림이 있다니!"라며 놀라 이름을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림 깡패'라는 별명을 붙여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 맛은 일품입니다. 아주 달콤한 맛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죠. 클로티드 크림은 일반 생크림과는 완전히 다른 질감과 풍미를 자랑합니다. 우유를 천천히 가열해 표면에 형성된 크림층을 떠낸 것으로, 지방 함량이 55~60%에 달해 매우 진하고 고소합니다. 버터보다는 부드럽고 생크림보다는 묵직한, 그 중간 어딘가의 식감이 스콘의 담백함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확실히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평소 단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신랑도 스콘만큼은 잼과 크림을 듬뿍 발라서 먹었습니다. 단맛이 너무 강하다 싶으면 부드러운 크림 티로 입가심을 하면 됩니다. 주말에 늦잠을 자고 나와 남편과 여유롭게 스콘과 크림 티를 나눠 먹으면 정말 행복했습니다. 스콘과 크림의 달달함에 취해 남편이 그날은 더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그 시간을 이용해 서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 실패 없는 영국 카페 투어 꿀팁

 

영국에서 스콘은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기도 하고 대형마트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일상적인 빵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티룸(Tea room)에서 먹는 스콘은 차원이 다릅니다. 제가 살던 캔터베리에는 현지인은 물론 여행객들이 꼭 들리는 아주 유명한 티룸이 있었습니다. 바로 Tiny Tim's Tearoom입니다.

 

이 곳이 처음 개업했을 당시에는 멋진 주인 아저씨가 직접 턱시도를 입고 문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키가 크고 무척 멋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손님이 많을 때는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는데, 내부가 크게 넓지 않아 6명 이상의 일행은 아예 받지 않습니다. 특히 스콘이 너무 유명해서 금세 동이 나는 바람에 폐업 시간보다 일찍 문을 닫아버리는 일도 잦았습니다. 

 

 

Cream Tea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살짝 실망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상당히 심플하고 오래되어 군데군데 부서진 흰색 주전자와 찻잔이 제공되었고, 정말 볼품없어 보이는 삼단에 떡 하니 올려진 돌멩이 같은 딱딱해 보이기만 한 스콘 두 개가 전부였습니다. 이곳 스콘을 먹으면서 입맛의 다양성에 놀랐습니다. 소문이 자자하도록 맛있어서 매일 금방 동이 나는 스콘이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너무 딱딱해서 이가 아프고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아침에 구워서 나온 스콘이라 점심에 먹으면 별로인 듯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입맛이었지만요. 

 

 

 

반면 제가 정말 맛있게 먹었던 스콘은 스코틀랜드 여행 시 에든버러의 Deacon's House Cafe 에서 아침에 막 구워 나온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스콘 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겉은 비스킷처럼 바싹하면서도 안은 부드러운 카스텔라 같았습니다. 그곳에 꼭 다시 가보리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역시 스콘은 갓 구운 것이 최고입니다.  

 

 

에든버러 스콘

 

 

스콘이 먹고 싶을 때 언제가도 실패하지 않을 M&S cafe Cream Tea

 

딱 영국스러운 전형적인 스콘과 차~! 영국 중년 이상의 아줌마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주 애용하는 카페 역시 이 곳이라 오후에 오면 스콘과 크림티를 마시는 분들이 꽤 많다.  

 

 

 

장소 특징 평가
Tiny Tim's Tearoom (캔터베리) 현지 유명 맛집, 줄서서 먹는 곳 기대에 못 미침 (개인 취향)
Deacon's House Cafe (에든버러) 아침에 막 구운 스콘 제공 인생 스콘, 완벽한 식감
M&S 카페 (영국 전역) 전형젹인 스콘과 차 제공 언제 먹어도 적당히 만족
영국 아줌마 홈메이드 가정식 스콘 따뜻한 정성이 느껴짐

 

 

 

영국 현지 카페 투어를 하며 느낀 점은, 유명 맛집이라고 해서 무조건 내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신 갓 구운 스콘의 온기, 카페의 분위기, 함께 나누는 사람과의 대화가 어우러질 때 진짜 '영국의 맛'이 완성됩니다. 스콘과 크림 티는 언제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항상 옆에 있었던 것처럼 익숙한 그 느낌이니까요. 스콘과 크림 티 세트는 두 사람이 함께 시켜 먹어서 더욱 좋습니다. 마치 나와 상대방을 아주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스콘과 크림 티의 달달함에 우리는 취하나 봅니다.

 

비록 10kg이라는 훈장(?)을 얻었지만, 전 그때의 카페 투어를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낯선 이방인인 저를 늘 따뜻하게 맞아주던 영국 클래식한 분위기의 카페, 따뜻한 찻잔의 감촉이 제 유학 시절을 버티게 해준 힘이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공간에서 힐링을 찾으시나요? 혹은 영국에 가신다면 어떤 카페에 가장 먼저 가보고 싶으신가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클로티드 크림은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나요?

A. 대형 백화점 식품관이나 수입식품 전문점에서 구매 가능. 온라인 쇼핑몰에서 영국산 클로티드 크림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100~150g 기준 8,000원~15,000원 정도입니다. 다만 현지에서 먹는 것과는 신선도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스콘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하나요? 

A. 스콘은 갓 구워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식었다면 전자레인지에 10~15초 정도 살짝 데워서 드시면 됩니다. 오븐이 있다면 150도에서 5분 정도 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영국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티룸은 어디인가요? (tripadvisor 리뷰는 참고만 하세요 😉)

A.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으므로, 구글 맵에서 'Independent Tea Room'을 검색해 로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갓 구운 스콘을 제공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