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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년 된 집의 배신: 거실에서 입김 난 사연

by 올마 2026. 1. 26.

[올마일기 #3]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요즘 너무 춥지요? 주말에 잠깐 내린 갑작스러운 폭설을 보니 문득 2010년 영국 신혼집이 떠오릅니다. 제 생애 가장 흥미진진했고, 동시에 "뼛속까지 시렸던" 그해 겨울 말이죠.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가 심어준 치명적인 로망

 

"카메론 디아즈, 나한테 사기 친 거야?"

 

겨울만 되면 전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를 아시나요? 예쁜 영국 코티지에서 카메론 디아즈가 코트를 겹겹이 껴입고 와인을 마시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목도리와 모자, 털 스웨터까지 입고 있던 모습은 그저 예쁘기만 했어요. (당시 저는 따뜻한 영국 기숙사에서 살았던 경험만 있었거든요!)

 

로맨틱 할리데이 영화에서 카메론 디아즈가 추운 영국 집에서 벽난로 쬐는 장면

 

                     

2006년 영국 석사시절 남자친구와 직접 영화관에서 본 추억의 영화랍니다. (지금은 신랑😉)



2010년 영국 빅토리아 시대(19세기)에 지어진 신혼집으로 이사할 때만 해도 제 머릿속엔 그 영화 같은 낭만이 가득했습니다. 높은 천장, 고풍스러운 창문... 하지만 그 로망은 2011년 영하의 기온과 함께 산산조각 났습니다.

 

제가 몰랐던 사실은, 영화 속 여주인공의 발그레한 뺨은 사랑스러움이 아니라 "동상 직전의 신호" 였다는 것이었죠. 2010년 영국 빅토리아 시대 신혼집으로 이사하며 겪은 '뼛속까지 시렸던' 진짜 영국 겨울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영국 빅토리안 하우스 단열과 영국 난방비

 

단지 6개월만 살려고 들어갔다가 2년이나 살게 된 영국 첫 신혼집

 

 

📍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House) 하우스의 낭만과 냉동고 사이

 

영국의 빅토리안 하우스는 보기엔 참 클래식한 멋이 있지요. 200년도 더 된 집은 단열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던 시절의 유물입니다. 층고가 높아 온기는 저 하늘 위로 날아가 버리고, 홑창(Single glazing) 사이로는 영국 시골 칼바람이 여과 없이 들어오더군요.

어느 날 저녁, 거실에 신랑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데 문득 웃음이 터졌습니다. “방금 나한테 입김 나온 거 봤어?”

냉장고 속도 아닌데, 집 안에서 대화할 때마다 하얀 입김이 흩날렸습니다. 영화 속 카메론 디아즈가 왜 이토록 영국 집에서 온몸을 싸매고 있었는지를 그제야 깨달았죠. 저 역시 집에서조차 털신을 신은 채 '생존 슈트'를 완성해야 했습니다. 2026년 지금도 많은 유학생이 겪는 현실입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빅토리아 시대 집에는 방마다 벽난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에는 유일한 난방 수단이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우리에겐 벽난로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장작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는 모습은 세상 따뜻해 보였고, 저희 집에도 벽난로의 흔적이 있긴 했네요.

하지만 실제로는 관리의 문제로 가스나 전기 벽난로로 교체하는 집이 많더라고요. 벽난로 하나만으로 집안 공기가 훈훈해지는 그 마법 덕분에, 겨울이면 영국 지인들 집에 초대받는 걸 정말 좋아했답니다.

 

 

입김 흩날리던 영국 거실 벽난로

 

 

 

📍 영국 추운 집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팁' 3가지

 

지금 영국 유학을 준비하시거나 거주 중이라면, 저처럼 고생하지 마시고 이 3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1. 핫 워터 보틀(Hot Water Bottle)은 필수 영국인들의 국민 아이템입니다. 뜨거운 물을 담아 침대 속에 미리 넣어두거나 껴안고 있으면 라디에이터보다 훨씬 따뜻합니다. (영국 마트 어디서나 살 수 있어요!) 저 역시도 겨울내내 이불 속에서 안고 있었던 제 애착보틀이 있었어요. 니트로 싸여 있는 보틀도 있답니다. 

2. 커튼의 힘: 이중 커튼(Thermal Curtains) 홑창 사이로 들어오는 외풍을 막으려면 두꺼운 암막 커튼이나 단열 전용 커튼이 필수입니다. 밤에는 커튼만 잘 닫아도 실내 온도가 2~3도 올라갑니다.

3. 티(Tea)는 영국 사람들의 우아한 티타임의 여유가 아닌, 저희에게 "티(Tea)"는 몸속까지 얼어붙지 않게 하려는 "필사적인 체온 유지 도구"였습니다. 입김을 뿜으며 마시는 얼그레이 한 잔은 그 어떤 명약보다 따뜻한 위로였고, 영화가 가르쳐주지 않은 진짜 영국의 맛이죠. 텀블러에 항상 따뜻한 차를 담아두세요. (주의- 뚜껑 없는 컵에 있는 커피는 금방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됩니다. 😱)

 

 

📍2026년 현재, 영국의 에너지 요금(Bills) 현실

 

제가 살았던 15년 전에도 비쌌던 가스비와 전기세는 2026년 현재 더욱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저도 겨울에는 난방비 폭탄 맞는다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들은 탓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 앞 도서관이나 카페 등지를 전전하는 기러기 생활을 꽤 오래하기도 했어요. 특히 유학생 부부들 중에는 아기가 있는 집은 매년 난방비 폭탄에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최근 영국 정부에서 'Warm Homes Plan' 같은 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오래된 집의 난방 효율은 낮습니다. 유학 가시는 분들은 가급적 'Double Glazing(이중창)'이 설치된 집을 우선순위로 찾으시길 권장합니다. 저희는 그것도 모르고 홑창에 얇은 커튼 달랑거리는 집을 렌트해서 추워서 얼어죽을 뻔 했으니까요. (지금은 이렇게 추억이 되어 블로그 주제가 되네요.😉) 

 

 

2010년 그 해 겨울은 영국 날씨 관측이래 최고 혹한기가 찾아와서 수도가 얼고 집에서조차 입김이 나고요,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이 시려서 생활하기도 힘들 정도였답니다. 특히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고 도시 전체가 멈췄습니다. 고립된 집 안에서 저희 부부가 할 수 있는 건 뜨거운 물주머니(Hot Water Bottle)를 껴안고 끊임없이 차를 마시며 라디에이터에 몸을 비비는 것뿐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 어떻게 살았지?" 싶을 정도로 혹독한 추위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집은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너무 추웠기에 신랑과 더 바짝 붙어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작은 온기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되었거든요.

 

영국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티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는 제게 예쁜 영국 집이라는 환상을 파는 사기를 쳤지만, 덕분에 저는 "집의 가치는 넓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나누는 체온에 있다"라는 진짜 진리를 배웠습니다. (그래도 다시 살라면... NO입니다! 😝)

여러분은 요즘 추운 겨울, 누구와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계신가요? 그 추운 겨울 신랑과 더 바짝 붙어 앉아 마셨던 얼그레이 한 잔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네요. 이가 덜덜 떨릴 만큼 추웠지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는 여러분만의 겨울 추억이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