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일기 #41]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15년 전 런던의 한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때, 바리스타가 "정말로 아이스로 하시겠어요?"라고 되묻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국에서는 한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일명 아아)를 마시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문화가 대세인데, 영국에서는 그렇게 낯선 선택이었다니, 문화적 충격이었죠. 그런데 최근 통계를 보니 영국의 아이스커피 시장이 유럽 평균보다 3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기억하던 보수적이던 영국의 커피 문화가 정말로 변하고 있는 걸까요?
영국인은 정말 아이스커피를 안 마실까?
일반적으로 필자가 영국 살면서 느낀 점은 영국인들은 차가운 음료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Ice isn't really a thing overseas'라며 농담 섞인 조롱을 던지는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이죠. 실제로 제가 거의 매일 갔던 카페 네로에서 관찰한 바로는, 7월 더운 날씨에도 손님 10명 중 7~8명이 핫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이건 '존재 여부'가 아니라 '선호도'의 문제입니다. 영국 내 스타벅스, 코스타, 카페 네로 같은 대형 체인점에는 당연히 아이스 음료가 있습니다. 다만 작은 독립 카페에서는 아예 아이스 음료를 만들 장비가 없는 곳도 있습니댜. 한국처럼 "아아 하나요"라고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문화와는 확실히 거리가 멉니다.

영국의 날씨도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여름 최고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폭염"이라고 난리를 치는 나라입니다. 습도가 높고 비가 자주 오며,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 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훨씬 낮게 느껴지죠. 솔직히 이런 날씨에 차가운 음료는 오히려 몸을 더 춥게 만듭니다.
얼음 양도 확연히 다릅니다. 코스타에서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을 때 얼음이 3~4개밖에 안 들어가 있어 처음엔 당황했습니다. 한국 카페의 절반도 안 되는 양이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맛이 거의 변하지 않더라고요. 음료를 희석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겁니다. 미국처럼 컵의 절반을 얼음으로 채우는 건 영국인들에게는 '손해'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에게 커피나 차는 단순한 갈증 해소 수단이 아닙니다.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티타임 문화만 봐도 알 수 있죠. 일손을 놓고 따뜻한 머그잔을 손에 쥐고 천천히 식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 그게 그들의 방식입니다. 얼음이 녹아 맛이 변하는 아이스 음료는 이런 문화와는 맞지 않습니다.
| 구분 | 한국 (South Korea) | 영국 (England) |
|---|---|---|
| 아이스 음료 선호도 | 연중 70% 이상 | 여름철 30% 정도 |
| 얼음 양 | 컵의 50% 이상 | 3~4개 정도 |
| 기본 제공 | 아이스가 기본 | 핫이 기본 |
| 커피 문화 | 빠른 카페인 보충 | 여유로운 티타임 |
영국인이 아이스 커피를 마신다고요?
영국에서는 아이스커피가 "계절 한정" 메뉴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름철 더운 며칠 동안 잠깐 인기를 끌다가 다시 따뜻한 음료로 돌아가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15년 전에도 필자가 보기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긴 했습니다. 유독 스타벅스 프라푸치노가 품절될 정도로 영국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마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봤죠. 특히 영국 날씨가 더운 날에는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 거의 모든 영국인들은 프라푸치노를 먹고 있었으니까요. 특히 요즘에는 SNS의 발달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아이스 음료들이 여름철 카페 메뉴에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커피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6년의 영국은 제가 기억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온도를 띠고 있습니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1년 동안 유럽에서 아이스커피 신제품 출시 및 매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라고 합니다. 다만 한국인과 영국인에게 있어 아이스커피는 너무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생존 혹은 정신을 차리기 위한 '수혈'이라면, 영국의 젊은 세대(MZ세대)에게 아이스커피는 '마시는 디저트' 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캐러멜, 모카, 브라우니, 솔티드 캐러멜 같은 달콤한 풍미가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영국의 젊은이들은 이제 쓴맛의 에스프레소 대신, 얼음과 함께 섞인 달콤한 탐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 젊은 층은 환경과 윤리적 소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비자 3명 중 1명이 식물성 우유 (Plant-Based)를 선호하며, 오트(Oat)나 아몬드 밀크를 넣은 아이스 라떼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컵 안에는 단순히 얼음만 담긴 것이 아니라, 비건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도 함께 담겨 있다고 보입니다. 이 추세는 한국도 마찬가지로, 유명 커피 체인점들에서 식물성 우유의 옵션이 추가되고 있으며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국에서 아이스 커피가 성공한 이유는 단연 Arla(스타벅스 RTD 제조사)와 스타벅스의 협업의 중심 '프라푸치노' 같은 화려한 비주얼 덕분입니다. 15년 전 제가 보았던 그 화려한 프라푸치노들이 이제는 편의점과 마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영국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되었습니다.

| 구분 | 한국 | 영국 |
| 맛 | 정신을 차리기 위한 수혈 (아이스 아메리카노) |
마시는 디저트 (카라멜, 브라우니, 솔티드 카라멜 같은 달콤한 풍미 음료 선호) |
| 가치 소비와 식물성 우유 | 오트, 아몬드 밀크 선호 증가 | 오트, 아몬드 밀크 선호도 높음 |
| 아이스 음료 취향 |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 커피 선호 (단연 아아 & 아이스 라떼, 프라푸치노 등) |
화려한 비주얼 음료 (프라푸치노) 아이스 라떼, 골드 브루 증가세 |
최근 데이타를 보면, 영국인의 커피 트렌드가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영국에서도 아이스커피는 더 이상 '여름 한정 별미'가 아닙니다. 한겨울에도 손에 들린 차가운 캔 커피(RTD)나 아이스 라떼는 영국인들의 '일상적인 선택(Everyday choices)'이 되고 있습니다. 라이프 스타일도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마시던 '모닝 리추얼(Morning-only ritual)'에서 벗어나, 이제 커피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라이프스타일 제품(Lifestyle product)'으로 진화했습니다. 유연 근무와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차가운 음료가 바쁜 현대인의 패턴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죠.

영국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이 바로 따뜻한 음료 문화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존재를 잊어버릴 정도로 필자는 영국인처럼 핫커피를 선호하게 되었죠. 그런데 지금의 영국은 여전히 머그잔의 온기를 사랑하는 기성세대와, 화려한 플레이버의 캔커피를 든 청년들, '전통의 따뜻함'과 '트렌디한 차가움'이 공존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영국인의 커피 입맛 변화가 신기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씁쓸해지는 건 왜일까요?
✍️ 올마의 다정한 참견: 가끔은 여유로운 따뜻한 커피 한잔을 해 보세요!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영국의 거리에도 얼음 부딪히는 소리가 일상이 되었다니, 시간이 흐른다는 건 참 묘한 기분입니다. 트렌디한 차가움 속에 옛 전통의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건, 아마도 우리가 그 온도 속에서 나누었던 다정한 대화들을 기억하기 때문이겠죠? 영국 카페에서 여유롭게 즐기던 따뜻하고 진한 영국 라떼 (British Latte)가 생각나네요.
[영국 커피 문화가 궁금한 분들을 위한 FAQ]
Q. 영국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최근 스타벅스, 코스타, 카페 네로 같은 유명 대형 체인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 음료를 제공합니다. 다만 작은 독립 카페에서는 여전히 아이스 커피는 안 팔 수도 있으니, 주문 시 꼭 물어보세요~
Q. 영국 카페에서 얼음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주문 시 "Extra ice, please"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다만, 영국은 음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여 얼음 양을 적게 유지하는 편이라 '추가'를 해도 한국만큼 가득 채워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최근 일부 로컬 카페나 친환경 정책을 펴는 곳에서는 더 큰 컵을 사용해야 할 경우와 얼음을 얼리는 비용으로 인해 아이스 음료의 경우 추가 비용(Surcharge)이 발생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Q.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커피는 무엇인가요?
A. 라떼(Latte)와 플랫 화이트(Flat White)가 가장 인기 있습니다. 블랙커피보다는 우유가 들어간 음료를 선호하며, 대부분 따뜻하게 마십니다. 하지만 2~3년 사이에 영국 젊은 세대 (MZ) 중심으로 아이스커피 수요가 꽤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Q. 여름에도 영국인들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나요?
A. 네, 여름철에도 핫 음료를 선호하는 비율이 70% 정도입니다. 영국의 여름 날씨가 서늘하고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따뜻한 음료가 더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아이스 커피를 즐기는 영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Q. British Latte(영국식 라떼)는 무엇인가요? 혹시 커피가 아닌 차(Tea)를 뜻하기도 하나요?
A. 네, 맞습니다! 영국 스타벅스에서는 샷을 추가한 진한 라떼를 'British Latte'라고 해요. 또한 전통적으로는 '런던 포그(London Fog)'라 불리는 얼그레이 티 라떼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향긋한 얼그레이에 바닐라 시럽과 부드러운 우유 거품이 더해진 이 음료는 비 오는 영국의 오후를 가장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진짜 영국식 라떼'라 할 수 있죠.
Q. 영국 현지인이 좋아하는 쁘레따 망제에도 아이스 커피를 판매하나요?
A. 네. 필자가 본 바로는 쁘레따 망제에서는 보통 따뜻한 커피를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최근 메뉴를 보니 아이스커피의 좋류가 이렇게나 많이 늘었다니 깜짝 놀랐어요. 쁘레따 망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보고 싶네요.
출처: 영국 최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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