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일기 #7]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결혼 6년차, 자연 임신을 간절히 바라던 저희 부부가 영국 NHS 난임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던 중 기적적으로 임신에 성공한 이야기입니다.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영국의 불임 치료 시스템, 느리지만 부담 없는 과정 속에서 발견한 진실을 알려 드릴게요 🤫
한국의 '빨리빨리'가 간절했던 영국의 병원
영국 병원을 가려면 먼저 자기 동네의 GP(일반의)에게 등록하고 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한국처럼 "나 오늘 몸이 안 좋아" 하고 바로 전문의를 만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죠.
"GP가 뭐길래?" 예약만 하다가 애 나오겠어요!
영국에서 난임 검사를 받기 위해서도 먼저 담당 의사인 GP를 만나 상담을 진행합니다. 의사는 기본적인 질문 후 남성에게는 정자 검사를, 여성에게는 피 검사 처방전을 작성해 줍니다. 영국의 피 검사는 예약 없이 처방전만 있으면 언제든 받을 수 있고, 불임 클리닉의 전담 간호사가 배정되어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담당하게 되죠.

영국의 의료 시스템 NHS(National Health Service) 는 병원비가 무료라는 건 큰 장점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인이라면 뒷목을 잡을 정도의 '느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난임 검사, 상담, 치료까지 최소 1년 소요
✅실패할 경우 고비용의 인공수정 혹은 시험관
실제로 네 번의 피검사와 나팔관 조영술, 두 번의 상담을 마치는 데까지 약 5개월 소요.
한국이었다면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을 과정인데....
하지만 느린 진행 속에도 장점이 있어요. 영국에서는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검사를 받도록 해 줍니다. 특히 나팔관 조영술처럼 통증이 심하다고 알려진 검사도 세 명의 간호사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큰 고통 없이 마칠 수 있었죠.
무엇보다 모든 검사와 상담이 무료로 제공되며, 약속 날짜를 미리 문자로 알려주고 검사 결과와 상담 내용을 자세히 적은 편지를 집으로 배송해주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불안을 견디게 한 건 결국 '기다림'의 미학
임신 초기, 몸에 이상이 느껴져도 "일단 쉬어라", "물 많이 마셔라"가 전부인 그들의 여유로움에 제 속은 타들어 갑니다.
6번 글에서 언급했듯 난임 검사 신청만 반년이 걸리는 나라니까요. 초음파 한 번 보려면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그 막막함,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를 거예요.
2013년 여름에 자궁 경부암 검사를 하러 갔다가 간호원이 저에게 묻더군요.
"피임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안하는데요..
그럼 어떻게?? 저는 아이를 낳아야 하거든요. ㅎㅎ
자신도 시험관을 했다고 하면서, 일사천리로 당일 저녁 의사 선생님과 만날 수 있었어요.
느려터진 영국 병원에서 이런 일이 ㅎㅎ
모든 검사는 8개월간 진행 - 남편은 이상 ❌ 저는 배란 촉진 치료 결정
한달 후 의사를 만나 배란 촉진약 3개월 치를 처방, 생리 유발약도 함께 받음
의사는 이주일 정도 임신 테스트기로 임신 여부를 확인한 후 약 복용
✍️ 영국 난임 병원 에피소드
"남편은 어디 있나요?"
영국 난임 병원에서 제가 가장 놀랐던 점은, 모든 과정이 '부부 동반' 위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었어요.
처음 제 피검사 결과를 보러 가던 날, 간호사가 저를 보자마자 대뜸 물었습니다.
"왜 신랑은 안 왔죠? (Where is your partner?)" 순간 멍해졌어요.
속으로만 ('아니, 내 검사 결과인데 신랑이 꼭 와야 하나요? 같이 오라고 말도 안 했잖아요!') 라며 당황했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본 순간, 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죠. 대기실에 저만 빼고 전부 다 부부 동반 😰

👵 영국 할머니의 슬픈 표정, 이유가 있었네!
그제야 병원 가기 전 날, 이웃집 영국 할머니의 표정이 떠올랐습니다. 혼자 병원에 간다는 제 말에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사람을 보듯 슬픈 표정으로 말씀하셨죠.
"아이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란다.
"무조건 함께 가야 하는 거야."
그 말의 의미를 대기실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깨닫고 나니, 신랑에 대한 분노가 😡
바로 신랑에게 폭풍 메시지를 보냈죠! (신랑은 억울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요. 😂)
✉️ 병원에서 온 '공포(?)의 편지'
며칠 뒤 집으로 날아온 상담 결과 편지를 보고 저는 그만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거든요.
"그날 끝내 파트너는 나타나지 않았지만(Partner failed to attend),
피검사 결과는 그녀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무슨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도 아니고, 기록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라고 박제될 줄이야!
그날 이후, 신랑은 모든 검사와 상담에 제 그림자처럼 동행했답니다. (본인 기록이 걱정되었나 봐요! 🤣)

난임 치료 전 자연임신 성공 스토리
지난 8개월 동안 느리지만 스트레스 없이 무료로 불임 검사와 상담을 받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영국 시스템에 만족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느려서 어떻게 기다리냐고 했지만, 오히려 느긋하게 불임 검사와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임신을 기다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최첨단 장비와 서비스는 없었지만, 그들은 저를 환자가 아닌 '엄마가 될 사람'으로 존중해 주었죠. 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아이였기에, 영국의 이 느린 속도는 어쩌면 저에게 "천천히, 아이와 교감하며 기다려봐"라고 속삭이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해보면 너무 기적같은 일 입니다. 난임 병원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극적으로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타났으니까요. 주변에서 불임 검사를 하다가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고, 나팔관 조영술 후 잠시 임신률이 높아진다는 말도 들었기에 "나도 그랬으면..." 은근히 기대했던 것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사고 같았던 니스 여행도, 속 터지던 영국 병원 생활도 지금의 저를 만든 소중한 조각들이네요. 결혼 6년 차, 난임 검사를 받던 중 자연 임신에 성공한 경험을 통해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부부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7년 만에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이 없이 둘이 살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보니 아이들은 정말 부부에게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느리더라도 스트레스 없이 긍정적으로 임신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부부가 함께 과정을 공유하고 지지하다보면 천사같은 아기가 찾아 올 것이라 믿어요~ 저 처럼요 ~
제가 난임 부부들에게 임신 기운 팍팍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