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캔터베리에서는 처음으로 영국인의 집에 저녁식사를 초대받았어요. 점심식사 초대나 가벼운 다과 및 차 등은 대접을 받은 적은 많았지만요. 저희를 초대해 주신 분은 캔터베리 임마누엘 교회 목사님이었어요. 아는 친구도 그 분 집에 점심 식사 초대를 받아, 기대를 좀 하고 갔었는데 목사님께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셨다고 해서 같이 웃은 적이 있어요
집에 도착해서 목사님 내외분과 세 아이들이 저희들을 반겨주었어요. 목사님 내외 분의 인상이 참으로 좋았어요. 저는 주부인지라, 그 집의 인테리어, 부엌 등이 제일 먼저 관심이 가지더라고요. 깨끗하고 넓어 세 아이들과 생활하기에 안성맞춤인 집이었죠. 사모님은 주로 저녁식사로 특별하게 먹을 영국 음식이 없어서, 그냥 여러 나라 음식을 간단하게 해먹는다고 하셨어요. 오늘의 요리는 "타이 그린 카레" 였어요. 롱 그래인(long grain) 쌀과 카레를 비벼 먹었어요. 정말 간단한 요리였지만 그래도 처음 먹는 그린 카레여서 그런지 그런대로 맛있게 두 그릇 비웠어요. 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 민스 파이와 크리스마스 푸딩을 만들어 주셔서 맛있게 먹었어요. 한국과 달리, 한국 가정집에서 저녁 음식 초대를 받으면 음식이 남지 모자르지는 않잖아요. 영국 저녁식사 초대가 다 이렇지는 않겠지만, 크리스마스 등 그런 큰 기념일 말고 그냥 보통 저녁식사 초대는 자신들이 평소 먹는 음식을 가볍게 나누는 것 같아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게 된 것은, 목사님과 사모님이 두 분다 Oxford 대학 교에서 출신이라고 하시네요. 목사님께서는 원래 변호사셨다고 해요. 자녀로는 현재 톰, 안나, 해리 세 명에다가 사모님 배 속에 또 아이가 있어요. 톰은 심한 장난꾸러기라 저희들이 얘기하는 내내 아빠 엄마에게 수 십 번 주의를 받았지요. 안나는 정말 여성스러운 소녀로 식사 전 후로 엄마 일을 다 도와 주는 효녀였고요. 아직은 막내 인 해리는 정말 튼튼하고 잘 먹는 아이로 잘 웃는 18개월 된 아기였어요. 특이한 점은 두 명의 아이들은 현재 홈 스쿨링을 하고 있다고 했어요. 영국은 홈 스쿨링이 합법적이지만 많지는 않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목사님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가족 사진들을 보여주셨어요. 전 영국 집을 방문할 때마다 맘에 드는 점이 있다면 바로 벽에 걸려있는 가족 사진들을 볼 수 있다는 거에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family story가 이 곳에 다 있다는 거에요. 영국 인들은 손님들에게 자신들의 가족 사진들을 보여주며 소개하는 것을 참 좋아해요. 어떤 집에 가보니 달력을 1월부터 12월까지 가족 사진들을 넣어서 만든 것도 보여주시더라고요. 따뜻한 환대를 받고 집에 와서 목사님께 감사의 메일을 보내드렸어요. 그리고 오늘 찍은 가족 사진을 첨부해서요. 집에 오면서 참 따뜻한 가족을 만나고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한국과는 다르게 푸짐한 음식은 비록 먹지 못했지만, 영국의 다양한 가족의 문화를 배우고 온 느낌입니다. ^^
목사님은 저희에게 태극기를 보여주시면서 오늘 저희들을 위해 그리셨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태극기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역사를 전공한 신랑도 땀이 삐질~~ 그래도 뭐라뭐라 설명을 하더군요. ㅋㅋ 또 큰 아들 톰은 벽에 붙어있는 세계지도 속에 한국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하네요. 저희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엿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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