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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휴직 2.5배 급증, 왜 엄마는 사직서 쓸까?

by 올마 2026. 2. 18.

[올마일기 #35] 안녕하세요, 올마입니다. 저는 오늘 13년 전 '영국품절녀'로서 썼던 기록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 2013년 당시 저는 아이가 없는 '관찰자'의 시선에서 한국과 영국의 육아 시스템을 건조하게 분석했었죠. 하지만 13년이 흐른 2026년 오늘, 저는 그 글 속의 주인공이 되어 전쟁 같은 출근길을 뚫는 대한민국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록에는 담지 못했던 영국 학교 근무 시절의 생생한 임신 축하 문화와, '독박 육아'가 아닌 '공동 육아'를 실천 중인 우리 집 셰프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 워킹맘이 진짜 필요로 하는 '사회의 온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아울러 13년 전과 비교해 변화된 2026년 한국과 영국의 최신 보육 제도 데이터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참고] 13년 전 영국품절녀가 쓴 원문: 한국 - [영국 워킹맘의 발목잡는 육아 문제]

 

1. '임신'이 민폐가 아닌 축제였던 영국의 기억

 

당시 영국 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영국품절녀'였던 저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 "학교 일에 차질을 주면 어떡하지?"라는 한국식 걱정에 사로잡혀 소식을 알릴 타이밍만 재며 며칠을 끙끙 앓았죠. 하지만 어렵게 소식을 전하자마자 학교 동료들과 교장 선생님의 반응은 제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습니다. 동료들은 마치 자기 일인 양 펄쩍 뛰며 축하를 건넸고, 특히 교장 선생님의 배려는 감동적이었습니다.

 


Congratulations! 무조건 너와 아이의 건강이 최우선이야.

혹시라도 일하다가 힘이 들거나 몸이 안 좋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렴. 우리가 다 도와줄 테니까."



최고 결정권자인 교장 선생님의 그 따뜻한 한마디에 제 마음의 짐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업무 공백을 걱정하는 눈치 대신, '한 생명을 품은 여성'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먼저 보여준 것이죠. 덕분에 저는 임신 기간 내내 '미안함'이라는 죄책감 대신 온전한 '축복' 속에 머물 수 있었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직전까지 맡은 업무를 더 책임감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vs 🇬🇧 영국 출산율 비교 (2024~2026 추이)

구분 대한민국 (South Korea) 영국 (United Kingdom)
합계 출산율 약 0.72명 (역대 최저) 약 1.4명 ~ 1.5명
현황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 193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
주요 특징  '초저출산' 위기 상황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 유지 중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7명대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 영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영국 역시 1.4~1.5명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민에 빠져 있지만, 한국보다는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통계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임신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였습니다. 영국은 결혼 여부나 직급에 상관없이 임신을 한 개인의 위대한 성취이자 사회적 축복으로 여깁니다. 제가 영국 학교에서 직접 느꼈던 그 '심리적 안전망'이야말로, 비록 육아 비용은 비쌀지언정 영국 엄마들이 다시 아이를 가질 결심을 하게 만드는 진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시스템보다 강력한 건 '함께하는 마음' 

 

영국은 탄력 근무제가 활성화되어 부모가 교대로 아이를 픽업(School Run)하는 풍경이 일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 속에서도 일을 그만두는 엄마들은 많습니다. 영국은 조부모가 손주를 봐주는 문화가 거의 없기에, 한국처럼 ‘친정(시댁)엄마 찬스’를 쓸 수 없는 독박 육아의 한계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친정(시댁)엄마 찬스’를 쓸 수 없는 영국 엄마들에게 시스템은 그저 미봉책일 때가 많죠. 결국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독박 육아의 무게를 나눠 가질 ‘사람’이 없으면 경력 단절의 벽을 넘기 힘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6년 한국의 변화는 매우 희망적입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수급자가 2.5배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13년 전 제가 영국에서 부러워했던 ‘유모차 끄는 아빠들’이 이제는 한국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영국의 유연한 제도와 한국 특유의 끈끈한 가족 지원, 그리고 변화하는 아빠들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 이 세 박자가 어우러진다면 우리가 꿈꾸는 워킹맘의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남성 육아휴직 현실
아빠 육아 현실

 

 

특히 우리나라에도 꼭 도입되었으면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KIT 데이(Keeping In Touch)'입니다. 출산 휴가 중에도 엄마가 원하면 최대 10일 동안 출근해 업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죠. 이날 일한다고 해서 휴가 급여가 깎이지 않고, 오히려 일당을 따로 받습니다. 경력 단절이 두려운 엄마들이 회의나 트레이닝에 참여하며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게 배려하는 이 섬세한 제도는 우리에게도 큰 시사점을 줍니다.

 

영국의 육아 지원 제도만큼이나 중요한 건, 제가 학교에서 겪었던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시간'을 당연한 권리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육아 지원책을 보면 주로 '돌봄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되어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아이들을 늦게까지 돌보는 이들 또한 결국 누군가의 엄마이니까요. 결국 아이는 국가가 대신 맡아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키워야 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 영국과 한국의 육아 지원 제도 비교 (2026 최신)

구분 영국 (United Kingdom) 한국 (South Korea)
무상 보육 3~4세 대상 주 30시간 무상 교육 (Working Parents 대상) 0~5세 전 계층 어린이집/유치원 무상 보육 (누리과정)
직접 지원금 Child Benefit: 자녀 1인당 주당 약 £25 (소득 제한 있음)
Tax-Free Childcare: 육아비용 20% 추가 지원
부모급여: 0세 월 100만 원, 1세 월 50만 원 지급
조부모 지원 거의 없음. (일부 연금 크레딧 혜택만 존재) 손주돌봄수당: 서울/경기 등 지자체별 월 30만 원 지급
육아휴직 법정 52주 제공 (단, 유급 기간 및 급여 상한액 낮음)
Kit 데이: 출산 휴가 중인 엄마 최대 10일 일할 수 있는 권리
최대 1년 6개월로 확대(2025~26 시행),
급여 상한 상향
문화적 특징 "Childcare is a business" (철저한 유료 서비스 중심) "육아는 마을(가족)이 함께"
(조부모의 높은 기여도)

 

3. 우리 집 '영국 아빠'와 까롱이의 폭탄선언

 

다행히 저희 집에도 훌륭한 ‘K-아빠’가 있습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식사를 직접 차려주고 출근하며, 제가 늦는 날이면 어김없이 저녁까지 책임지는 든든한 셰프 남편이죠. 딸바보 아빠의 지극한 육아 덕분에, 저희 까롱이는 가끔 이런 귀여운 폭탄선언을 합니다.

“엄마, 나는 나중에 아빠한테 좀 더 효도해야 할 것 같아!”

살짝 질투가 나기도 하지만, 13년 전 ‘영국품절녀’가 그토록 꿈꿨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2026년 우리 집 식탁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함보다는 감사함이 앞섭니다. 제가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는 시간, 현재 방학인 남편은 집에서 아이들의 점심 식사를 살뜰히 챙깁니다. 그러고는 보란 듯이 아이들과의 '밥상 인증샷'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오곤 하죠. 그 사진 한 장에 일터에서의 긴장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아빠가 정성껏 차려준 김치볶음밥과 아이들의 인증샷]
아빠가 정성껏 차려준 김치볶음밥과 아이들의 인증샷

 



부부가 함께 일을 한다면, 육아와 집안일은 누군가를 ‘돕는’ 차원을 넘어 당연히 ‘둘의 몫’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집안에 평안이 깃들거든요. 서로 “네가 해~”라며 미루기 시작하면 부부 관계는 악화되고,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엄마가 온전한 ‘나’로서 존중받고 쉴 수 있을 때, 비로소 아이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도 샘솟는 법이니까요.

 

 

 

✍️ 올마의 다정한 참견: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커피' 한 잔의 여유

13년 전 유학생 아내 영국품절녀가 썼던 막막한 미래는, 2026년 현재 든든한 가족과 변화하는 사회 덕분에 '함께 걷는 길'이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일터와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한 모든 워킹맘님들, 우리 너무 미안해하지 말아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축복받을 자격이 있고, 누군가의 든든한 동료이자 사랑받는 엄마니까요.

여러분의 곁을 지켜주는 가장 고마운 존재는 누구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